한나라당, 병역비리 實名공개 여부싸고 우왕좌왕

  • 입력 2000년 3월 24일 19시 33분


한나라당은 24일 임휘윤(任彙潤)서울지검장 아들의 병역면제 비리의혹을 제기하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11시경 정지행(鄭智行)부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병무비리 척결을 호언하고 있는 임지검장의 두 아들 중 차남의 면제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자기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한 의혹이 있는 지검장이 무슨 낯으로 수사를 투명하게 하겠는가”고 비난.

정부대변인은 특히 “검찰 간부 본인과 자제 중에 군에 가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수사를 하려면 검찰 내부부터 떳떳하지 못한 일이 없는지 밝히고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한나라당은 그러나 임지검장이 큰아들은 축농증 때문에 방위로, 작은 아들은 체중과다로 세차례 신체검사를 받은 뒤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오후1시경 임지검장의 실명을 빼고 ‘병역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 고위층’으로 익명처리한 ‘수정본’ 성명으로 대체.

그러나 첫 성명대로 일부 언론에 임지검장의 실명이 보도되자 오후3시경 임지검장의 실명을 다시 넣은 ‘최종본’성명을 발표. 한나라당이 이처럼 임지검장의 실명 공개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한 것은 명예훼손 등의 법적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내부의 판단 때문. 임지검장의 차남이 병역면제를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한나라당은 로비 등 비리에 의한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 당의 한 관계자는 “누군가 임지검장 아들의 병역면제 사실이 기록된 관보를 팩시밀리로 당에 제보해 왔다”면서 “확인 결과 군에 가지 않은 것이 분명해 면제과정을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고 설명.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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