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비용 마련위해 '원조교제' 남자 협박 10代 영장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16세 소녀가 낙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원조교제를 역으로 이용, 돈을 뜯어내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2일 인터넷 채팅으로 유인한 남자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나체사진을 찍은 뒤 돈을 요구한 혐의로 안모양(16·무직·경기 포천군)과 나모씨(21·서울 강북구 미아동)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들의 부탁을 받고 차량번호를 조회해 타인의 주소를 알려준 혐의로 서울 도봉구청 교통지도과 공익요원 채모씨(21·서울 도봉구 방학동)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양은 지난달 17일 오후 8시경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최모씨(29·무직)를 서울 도봉구 쌍문동 W여관으로 유인, 수면제를 탄 소주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나씨가 들어와 알몸의 최씨와 속옷 차림의 안양의 사진 4장을 찍었다는 것.

이들은 나씨의 친구로 구청 교통지도과에 근무하는 채씨에게 부탁, 최씨의 차량번호로 집주소를 알아낸 뒤 최씨 우편함에 사진을 넣어두고 전화로 “원조교제 증거물이 있으니 800만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해오다 최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임신 2개월 상태인 안양은 낙태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채팅으로 알게 된 나씨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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