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올 인력채용 작년보다 대폭 늘린다

  • 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34분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던 삼성 현대 LG 등 주요 그룹들이 올들어 인터넷 정보통신사업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대규모 인력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공채 형식보다는 수시채용으로 채용 방식을 전환하고 대상도 대졸과 고졸,경력과 신입을 골고루 뽑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능력만 있으면 학력과 나이에 제한 없이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채용대상 인력이 주로 정보통신 인터넷 등 첨단분야의 이공계 출신이어서 문과 출신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을 전망이다.

▽우수인력은 언제라도 환영〓98년 1000명, 99년 4000명을 채용한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 5000명, 하반기 3000명 등 총 8000명을 수시 채용키로 했다. 이중 1000명은 해외에서 채용하며 인터넷 반도체 정보통신 분야의 인력이 주 대상.

지난해 대졸신입사원 2800명을 채용한 현대도 올해 인력을 대폭 늘려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그룹공채로 4000명을 뽑았던 LG그룹은 올해 신입사원 5000명을 뽑고 경력사원은 수시로 채용한다는 방침.

SK그룹은 지난해 600명을 뽑은 그룹차원 채용을 올해 660명 정도로 늘릴 계획. 또 계열사별로 경력사원을 수시채용한다.

신세계는 올 상반기 120명의 대졸사원을 뽑은데 이어 하반기에 150명 이상을 추가로 공채하고 할인점 E마트가 별도로 고졸사원 2800여명을 뽑는 등 총 3255명을 선발할 예정.

롯데는 백화점 추가 개점 및 할인점인 롯데마그넷의 증설로 고졸 및 전문대졸 신입사원 2500여명과 대졸 및 경력사원 500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밖에 제일제당 포철 쌍용그룹 등도 작년보다 훨씬 많은 수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공계는 호황, 문과계는 여전히 불황〓주요 그룹들은 정보통신 인터넷 바이오 등 핵심사업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공계 출신이 각광받을 전망. 특히 정보통신 인터넷 분야는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을 더 선호한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구조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정보통신 분야의 인력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 필요인력을 수시로 뽑는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 임원들이 우수인력 발굴에 직접 나서고 있다. LG도 지난해부터 ‘그물형’ 채용방식인 그룹공채 대신 ‘낚시형’인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공격적 투자에 나선 기업들〓신규채용 계획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까지 구조조정에 치중하느라 소홀했던 설비투자 및 신규사업 진출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

한국은행은 21일 매출액 15억원 이상 289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2·4분기(4∼6월)중 상당한 인력부족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 상승세와 맞물려 기업들의 인력 수요가 늘어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삼성 현대 LG SK 등 4대 그룹은 정보통신 인터넷 전자 생명공학 등 유망사업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선언한데 이어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력업종에 대한 설비투자도 재개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벤처기업으로의 대규모 인력이동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채용도 활발하다.

<임규진·박중현·정위용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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