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선생님이 유괴를…" 도박빚 中교사 아내제자 납치

  • 입력 2000년 2월 1일 19시 21분


중학교 교사가 도박빚을 갚기 위해 자신의 아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1일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돈을 요구한 의정부 K여중 교사 김모씨(44)에 대해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시경 자신의 아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포천 모 초등학교 1학년 조모군(7)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5학년 담임교사인데 학교에서 미술행사가 있다”며 조군을 학교에 나오도록 한 뒤 학교 정문에서 승용차에 태워 산정호수 등으로 끌고 다녔다. 김씨는 조군을 납치한 뒤 이날 자정 무렵 경찰에 붙잡힐 때까지 9차례에 걸쳐 조군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3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조군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1동 중앙로의 국민은행 앞 국기게양대에 조군의 부모가 갖다 놓은 현금 3000만원을 가져가려다 조군 부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조군이 외아들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으며 가정 형편도 넉넉하다는 말을 아내에게서 듣고 조군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으며 도박으로 5000만원을 날려 빚에 시달려왔다”고 진술했다.

<포천=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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