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개大 정시모집 마감]"합격 우선" 하향지원 뚜렷

  • 입력 1999년 12월 31일 00시 52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전국 94개 대학의 정시모집 입학원서 접수를 30일 마감한 결과 대학수학능력시험 고득점자들의 소신 지원으로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높아졌다.

그러나 대다수 수험생은 합격선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다 하향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취업 전망이 밝거나 자격증과 관련있는 의예 치의예 한의예 약학 및 생명공학 컴퓨터공학 등에 지원자가 몰려 같은 대학 내에서도 인기학과와 비인기학과간의 경쟁률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에서 예상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이 여러 대학에 최대한 복수 지원하거나 재수를 무릅쓰고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해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서울대의 경우 경쟁률이 3.44대1로 지난해 2.56대1보다 크게 높아졌으며 경영 2.71대1, 법대 2.42대1, 의예 3.18대1, 치의예 3.58대1, 컴퓨터 2.69대1 등 인기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특히 높았다.

고려대는 경쟁률이 4.81대1로 지난해 4.12대1보다 높아졌으며 법대 10.6대1, 경영 3.65대1, 이과대 3.5대1, 공과대 3.04대1 등 대부분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높았다. 연세대도 경쟁률이 3.85대1로 지난해 3.23대1보다 높았다. 의예과 8.08대1, 치의예과 10대1, 사회계열 3.89대1 등으로 이른바 인기학과의 경쟁률이 크게 높아졌다.

이화여대는 3.55대1(지난해 3.06대1), 한양대는 ‘가’군의 경우 4.69대1(〃 4.11대1), 중앙대 6.48대1(〃 4.87대1), 경희대 11.98대1(〃 11.34대1)로 모두 작년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이밖에 서강대 6.43대1, 성균관대 4.71대1, 동국대 5대1, 단국대 6.89대1, 숭실대 6.81대1, 아주대 6.35대1, 숙명여대 5.2대1, 성신여대 5.1대1 등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군인 아주대 의학부에는 복수지원자가 대거 몰려 43.08대1, ‘라’군인 건국대 의예과도 51.55대1의 매우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다’ ‘라’군 대학의 일부 학과에서는 복수지원에 따른 허수 때문에 미등록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3.43대1, 경북대 3.11대1, 충남대 2.45대1, 전남대 2.12대1 등 지방 국립대 경쟁률은 같은 지역의 사립대 경쟁률보다 낮았다. 수험생의 눈치작전이 치열해 서울대의 경우 이날 오후 5시경 원서 마감시간에 수천명이 원서 접수처인 체육관에 모였지만 지원 동향을 살피느라 오후 9시5분경 원서접수가 마감됐다.

〈하준우·홍성철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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