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파악 사건전모]"박주선씨가 옷사건 조작 총감독"

  • 입력 1999년 12월 17일 19시 23분


검찰은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이 사직동팀 내사 및 올 5월 검찰 수사에 ‘총감독’격으로 개입해 옷사건 전체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왕(李鍾旺)대검수사기획관도 16일 오후 7시 브리핑을 통해 “박전비서관의 혐의는 보고서 유출에 국한되지 않고 옷로비 사건과 관련된 일련의 행위 전부”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의 수사를 통해 옷로비사건의 전모를 밝혀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사직동팀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및 반복된 증거수집 작업 등을 통해 박전비서관의 구체적인 혐의내용을 확인해왔다.

이중 박전비서관이 사직동팀 내사를 지휘하며 사건 자체를 축소 조작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가 거의 파악됐다는것.

검찰이 포착한 혐의는 증거 위주로 확인한 것이어서 옷로비의혹사건 특별검사의 수사결과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철저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가 ‘특별검사에 대한 특별검사’를 뜻하는 ‘특특검’ 수준이 될 것이라는 말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돈다.

검찰은 이미 연정희(延貞姬)씨의 호피무늬 반코트 반환 경위와 정일순(鄭日順)씨의 ‘1억원’ 옷값대납 요구 배경 등 옷사건의 실체를 1차적으로 확인했다.

또 옷사건 내사 단계에서 박전비서관이 사건을 연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한 혐의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배정숙(裵貞淑)씨측이 공개한 최초보고서의 작성 및 유출경위에 대한 조사도 확정 단계에 와있다.

최초보고서의 유출경위는 검찰에의해 발표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은 또 박전비서관이 사직동팀 실무진이 작성한 내사최종보고서 내용을 축소 조작한 혐의에 대한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박전비서관은 최종보고서 작성 단계에서 실무진의 보고내용을 조작해 대통령에게 허위 사실을 보고하고 국정을 농단한 책임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박전비서관이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올 5월 배씨측에 고소를 종용해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전비서관이 공문서인 사직동팀 내사기록 원본 가운데 일부를 빼돌리고 문서를 변조한 혐의도 검찰은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박전비서관이 소환된 뒤 검찰이 내놓을 수사결과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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