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 사태' 1억 피해 주부, 우울증끝 비관 자살

  • 입력 1999년 12월 13일 19시 56분


부산지역 ‘파이낸스 사태’는 많은 사람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 삼부파이낸스 등 부산지역 파이낸스사들이 연쇄적으로 투자금 상환을 중단한지 3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아무런 대책도 마련되지 않아 2만여명의 피해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동안 고객의 투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검찰과 경찰에 적발된 부산지역의 유사 금융기관은 70여개. 피해액수는 3500여억원에 이른다.

부산지검은 올 9월 말부터 지금까지 파이낸스 사태와 관련해 업체 대표 등 40명을 구속했으며 2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검경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을 돌려받은 피해자는 아무도 없다.

이에 따라 청구파이낸스 예금피해대책위원회는 삼부파이낸스 등 부산지역 파이낸스 피해자들과 연대해 1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처럼 파이낸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피해자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12일 오후 7시경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윤모씨(50)의 집 작은방에서 윤씨의 부인 최모씨(47)가 높이 2m의 문틀에 나일론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들(18)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최씨가 9월 파이낸스업체인 한사랑투자금융에 1억2000만원을 투자했으나 최근 이 회사 대표 한모씨(56)가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투자금을 돌려받기 어렵게 되자 심한 우울증세를 보여왔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이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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