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용총장 "검찰 투명해야 국민사랑 받는다"

  • 입력 1999년 12월 13일 19시 56분


“이제 검찰이 낡은 권위의식이나 외부의 보호막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1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공판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비장한 어조로 ‘검찰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총장은 이날 훈시를 통해 “우리 검찰은 앞으로 고통스러운 자기반성을 통해 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검찰이 국민을 위한 정의로운 힘으로 거듭날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실책이 있었다면 시정해야 하고 오해의 소지가 남아 있는 일이라면 지금이라도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의 납득을 구해야 한다”며 “검찰이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일이면 뭐든지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훈시는 올 들어 꼬리를 물고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이른바 ‘99년 검란(檢亂)’의 정점에 위치한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의 구속에 따른 내부의 위기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총장이 전국의 5개 고검과 33개 지검 지청에서 온 공판부장 38명 등 검찰 중견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은 위기의식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모든 일을 원칙에 따라 처리하고 밝혀진 사실에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강조한 대목은 수뇌부의 비장한 각오와 함께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특히 이번 훈시는 대검의 최초보고서 유출사건 수사가 최종판단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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