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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18일 22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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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의 활동에 대한 강력한 견제의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고 특검팀도 하루 전의 강경분위기에서 급격히 후퇴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특검팀에 대한 공세는 청와대에서 먼저 나왔다.
◆崔특검 해임說까지
청와대측은 18일 “특검이 수사도중 수사내용과 진행상황을 공표하는 것은 특검제법 위반”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악화될 경우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가 해임될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특검측은 의상실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의 남편 정환상(鄭煥常)씨가 이날 최특검을 특별검사법상의 수사비밀보호규정 위반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한 배경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정씨의 고소에 대해서는 서울지검 검사들 사이에서도 의아해한다.우선 부인 정사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수사팀을 상대로 고소하는 것이 통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정씨는 16일 부인 정사장에 대한 영장심사가 끝난 직후 자신들의 장부조작 사실을 폭로, 자신의 비밀을 스스로 공개해놓고 비밀침해를 이유로 특별검사를 고소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으며 다른 이유가 있지 않느냐는 의심도 있다.
◆강경분위기서 후퇴
특별검사팀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특검팀은 정사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직후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17일에는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겠다”며 국민과 여론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18일에는 “언론보도가 너무 앞서간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배정숙씨 집에서 압수한 사직동 보고서가 어떻게 배씨에게 들어갔는지 수사중”이라고 보도한데 대해 “청와대가 그런 문건을 만든 일도 없다는데 왜 그런 보도를 하느냐”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특검팀 수사가 검찰과 사직동팀의 은폐의혹쪽으로 향해지면서 이같은 갈등과 기류 변화가 일어난 것에 대해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