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수사]이은혜씨 '위증 제의' 시인

  • 입력 1999년 11월 18일 19시 04분


옷 로비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8월말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에게 전화를 걸어 코트배달시점에 대한 진술을 맞추자고 위증을 제의한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부인 이은혜(李恩惠)씨를 18일 소환 조사했다.

이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연정희(延貞姬)씨에게 호피무늬 반코트가 배달된 시점이 지난해 12월26일이었던 것으로 입을 맞추자”고 배씨에게 제의한 사실을 상당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이씨가 남편 김정무수석과 사전에 이같은 사실을 상의했는지도 조사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55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최특별검사 사무실에 출두하면서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 녹음테이프가 있다고 하니 내 목소리인지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으나 녹음테이프를 듣고 난 다음 자신의 목소리임을 시인했다.

특검팀은 ‘사직동팀 최초보고서’와 관련, 청와대 박주선(朴柱宣)대통령법무비서관이 “그런 보고서는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함에 따라 문건이 작성된 경위와 사직동팀이 특검팀에 제출한 보고서에 이 문건이 누락된 경위, 사직동팀의 축소 은폐의혹 등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수사결과 연씨가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가 드러남에 따라 연씨를 고발해 줄 것을 국회 법사위에 요청하고 위증혐의와 관련된 자료 6쪽을 제출했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동아일보 취재기자가 녹음테이프의 존재사실과 일부 녹취내용을 제보해와 진술조서를 받고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아직 배씨와 통화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짐작만 할 뿐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를 다시 소환해 보강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지난해 12월18∼22일 이형자씨와 동생 영기(英基)씨에게 네차례 전화해 옷값 1억원을 요구했다는 혐의사실이 보강되는 대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이에 앞서 특검팀은 배씨 사위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이은혜씨가 배씨에게 전화를 걸어 위증 제의를 한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입수했다.

〈신석호·김승련기자〉kyle@donga.com

▼정일순씨 부부, 최병모특검 고소▼

라스포사사장 정일순(鄭日順), 남편 정환상씨 부부가 18일 옷 로비 의혹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를 특별검사법상의 수사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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