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수사/최병모특검 문답]"제3의 인물이 짜맞추기 요구"

  • 입력 1999년 11월 17일 19시 17분


옷로비 의혹 사건의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17일 “‘사직동팀 최초보고서’로 추정되는 보고서를 모처에서 압수했고 이를 통해 호피무늬 반코트의 반환시점이 1월5일이 아닌 1월8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특검은 또 “제3의 인물이 청문회 전에 ‘연정희 정일순씨간에 얘기가 다 됐다’며 배정숙씨에게 (말을 맞춰 달라고) 요구한 통화 녹음테이프가 물증으로 확보됐다”고 말했다.

―사직동팀 최초보고서를 어디에서 압수했나.

“말할 수 없다. 개인의 집에서 압수했다는 사실만 알아달라.”

―어떻게 사직동팀 최초보고서임을 알 수 있나.

“추정된다고 했다. 사본이고 분량은 (A4용지) 몇 장이다. 사직동팀이 정식으로 제출한 내사기록과는 다르다. 사직동팀은 우리에게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내사기록과 어떻게 다른가.

“관련자들이 별로 (자기)방어를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진술이 거칠긴 하지만 비교적 솔직해 보인다. 반코트 배달일자는 12월 26일, 반환일자는 1월8일로 나온다. 그 보고서가 왜 거기(압수한 곳)에 있었는지, 작성날짜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녹음테이프에제3의인물은누구인가.

“말할 수 없다. 단 통화는 그 인물이 ‘연씨와 정씨간에 얘기가 다 됐으니 (코트 배달시점을)26일로 계속해 달라’고 배씨에게 요구하는 내용이다. 청문회에 대비해 통화한 내용이다.”

―연씨는 코트 배달 및 반환시점을 다 시인하나.

“1회 조사는 종전 진술대로였고 2회 조사부터 반만 시인했다. 딸의 기억을 되살려 보니까 19일에 간 것은 맞다고 하지만 돌려준 날은 1월5일이라고 고집한다. 연씨는 라스포사에 모두 5차례 갔는데 처음 2차례(12월초와 19일)는 부인들과 가고 나중 3차례는 딸하고만 갔다. 26일에도 딸과 갔는데 그날 코트가 배달된 것은 아니라고 번복한 것이다. 5일에도 딸과 라스포사엘 갔는데 운전사를 시켜서 반납했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드러날 것이다.”

―연씨가 진술에 변화를 보이는 것인가.

“연씨는 정씨가 자기보신을 위해 거짓말을 해놓고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진술을 맞추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특검조사에서)토로했다. 연씨는 안절부절못하면서 정씨가 구속된다면 제대로 다 진술하겠다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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