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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17일 0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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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10억원’은 이번 사건의 중심을 ‘고문기술자’ 이씨에게서 ‘대공경찰의 대부(代父)’ 박씨로 옮겨놓을 만큼의 폭발력이 있기 때문.
수사의 중심은 10억원의 출처와 전달경위, 또 이와 관련된 경찰 고위간부의 실체 규명 등으로 모아질수밖에없을것으로 보인다.
박씨가 ‘윗분’으로부터 10억원이라는 거액을 받았다면 당시 경찰조직 전체는 물론, 경찰을 지휘하는 다른 기관 심지어 정치권까지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박전치안감이 검찰조사에서 88년 퇴직당시 10억원을 건네받았다고 진술한 경찰간부는 누구인가.
박전치안감은 이 경찰간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내가 퇴직할 당시 치안본부 차장”이라고만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전치안감이 퇴직한 날짜는 정확히 88년 6월30일. 당시 치안본부의 경찰 수뇌부 직제는 치안총감인 치안본부장, 바로 아래 직급에 치안감인 제1∼5조정관이 있었다.
공식 직책은 조정관이었지만 경찰내부에서는 통상 ‘차장’이라고 불렀던 점에 비춰 박전치안감의 진술이 맞다면 돈을 건네준 경찰간부는 5명의 조정관중 한명일 가능성이 높다.
당시 치안본부장은 조종석(趙鍾奭)치안총감이었고 경무담당인 제1조정관은 홍명균(洪明均), 경비담당인 제2조정관은 김효은(金孝恩), 수사방범담당인 제3조정관은 김원환(金元煥), 정보담당인 제4조정관은 이종국(李鍾國), 대공담당인 제5조정관은 백형조(白亨祚)치안감이었다.
홍명균씨는 91년 경찰대학장을 끝으로 경찰을 떠난 뒤 경찰 공제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김효은씨는 제3대 경찰청장, 김원환씨는 초대 경찰청장, 이종국씨는 치안본부장, 백형조씨는 경찰대학장과 전남도지사를 지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