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파문/이도준기자 문답]"鄭의원 이해 안간다"

  • 입력 1999년 10월 29일 20시 09분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한 경위 등을 털어놨다. 그는 “25일 정형근(鄭亨根)의원의 문건 폭로 직후 당당하게 대처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안왔을 텐데 내 신변문제에만 집착하다 보니까…”라며 말문을 열었다.

―한나라당은 이기자가 여권의 공작을 받았다고 하는데….

“여야 어디서고 공작을 받지 않았다. 나를 공작정치의 희생물로 모는 것은 불쾌하다.”

―문건 입수 경위는….

“문건을 보고 그 내용에 분노했고 내가 어마어마한 특종을 하는구나 하는 욕심에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복사해 가지고 나왔다. 나중에 중앙일보 기자가 취재원에 대한 과잉접근 차원에서 만든 것이 드러나 당혹감 허탈감과 함께 기자로서의 내 자질과 능력에 한심함을 느꼈다.”

―문건이 팩스용지였는가.

“맞다. 인쇄상태는 좋았다.”

―제보자라는 사실을 밝히게 된 경위는….

“28일 오전 이종찬부총재실의 최상주(崔相宙)보좌관이 연락을 해와 ‘우리는 당신을 지목하고 있다. 확증이 있다’고 말해 곧바로 그 사무실에 갔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단은 최보좌관에게 ‘내가 문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전달자는 아니다’고 부인한 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찾아가 경위를 설명하며 냉정하게 대처해달라고 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나를 지키기를 포기했다.”

―정의원이 문건을 폭로할 때 이기자와 상의했느냐.

“하지 않았다. 그 부분이 이해가 안가고 서운한 대목이다.최소한 나에게 통보는 했어야 하지 않느냐.”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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