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입수 경위'관련3人 엇갈리는 말]

  • 입력 1999년 10월 29일 02시 51분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28일 밤 발표로 ‘언론대책문건’ 제보자는 이도준(李到俊)평화방송 사회부차장으로 밝혀졌으나 정의원측과 문건 유출처인 이종찬국민회의부총재측, 이도준차장이 정의원의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 내용이 크게 엇갈려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우선 문건을 입수한 경위가 확연하게 다르다.

정의원은 이차장이 “이부총재가 자기를 불러 ‘이강래(李康來)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작성한 언론 관련 문건을 수정해달라’며 문건을 주었는데 현 정부의 언론에 대한 시각이 너무 역겨워 가져왔다”고 말했다는 것.

그러나 이부총재측은 “문건을 사무실에서 무단(無斷)으로 가지고 나가 자기 회사 국장에게 보고했는데 국장이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보도를 거부해 정의원에게 가져갔다는 게 이차장이 28일 우리측에 한 얘기”라고 밝혔다.

이 대목에 대해 이차장은 정의원이 제보자를 발표한 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완전히 다른 내용을 밝혔다. 이차장은 정의원에게 이강래전수석은 물론 문건의 출처도 분명히 밝히지 않고 다만 내용상 국가정보원이나 청와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또 이차장이 28일 낮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만났을 때와 문건 전달을 하기 위해 정의원을 만났을 때 했다는 얘기도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이차장은 이총재를 만났을 때는 “문건이 이강래전수석에 의해 작성됐다는 얘기를 한 일 없다”고 말했으나, 정의원은 “내가 문건을 전달받았을 때는 이전수석이 작성한 것임은 물론 이부총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한 문건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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