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회장 구속/영장실질 검사]李회장 끝내 눈물

  • 입력 1999년 9월 9일 23시 15분


“한국경제의 재기를 확신하며 경제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실직한 가장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9일 오후 서울지법 영장실질심사 법정.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회장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있었고 눈에는 눈물이 번졌다.

짐짓 여유를 보이며 미소까지 띤 얼굴로 법정에 들어섰던 이회장이었지만 1시간45분간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에는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느라 제때 자리를 뜰 수 없었다. 감정이 북받친 것으로 보였다.

이날 실질심사법정에는 법원을 떠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전관’판사 10여명이 대거 포진, 눈길을 끌었다.

국내굴지의 로펌인 ‘김&장’변호사 3,4명도 “이회장에 대한 영장발부는 부당하다”고 역설해 정식재판에서의 공방을 방불케 했다.

검찰수사과정에서 자신의 주가조작혐의사실에 대해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회장은 영장실질심사 법정에서는 자신의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이회장은 “나는 대외적인 업무 및 주식투자와 관련된 강연 그리고 대북투자사업에 치중하느라 증권업무에 관여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업무는 경영본부장에게 일임했다”며 “주가조작이 이뤄졌다는 기간인 지난해 6월에도 금강산 사업관계로 북한에 가는 등 대북사업에 치중했다”고 주장했다.

이회장은 ‘바이코리아’펀드를 통해 한국경제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다.

이회장은 “바이코리아 펀드를 산 소액투자자들도 상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항변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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