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청문회]관용차량일지…野의원들 구체적 자료 내놓아

  • 입력 1999년 8월 26일 19시 55분


26일 조폐공사 파업유도 첫날 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은 강희복(姜熙復)전 조폐공사사장을 상대로 조폐창 조기 통폐합과정에 공권력이 개입됐는지의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의원은 강전사장의 관용차 차량일지와 팩스 송수신현황 등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강전사장이 대전지검 등 검찰간부들을 자주 접촉하고 국가정보원에 노조파업동향 사실을 보고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당의 박원홍(朴源弘)의원은 휴대용 컴퓨터를 보면서 “조폐공사특위가 ‘옷로비청문회’에 묻혀 공허한 공방만 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실제로 성실히 조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인터넷검색 결과 신직수(申稙秀)전검찰총장도 국회에 출석한 기록이 있더라”며 검찰총장이 관례에 따라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검찰측 주장을 반박했다.

○…강전사장은 시종 “고의적인 파업유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한편 의원들의 추궁에 대해서도 할 말을 다하는 등 공격적인 자세로 자신의 주장을 폈다. 그는 또 ‘조폐창통합 방침을 발표할 경우 파업을 예상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체협상 당사자로서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을 노측이 내놓는 것처럼 사측도 노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의원들은 고교 동창이면서도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만 구속되고 강전사장은 처벌을 면제받은 것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 “검찰과 빅딜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추궁했다.

이에 대해 강전사장은 “그분 자신이 언론에 ‘파업을 만들었다’고 말해서 그렇게 됐다. 내가 아는 것은 진전부장이 기자들에게 ‘파업을 만들었다’고 말한 사실 뿐이다”며 우회적인 표현을 써가며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조폐공사 노조원 20여명은 이날 국회 본관 145호에 마련된 청문회장에 들어가 청문회를 방청하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특위측이 증인들에게 위압적인 분위기를 줄 수 있다고 거부, 이뤄지지 않았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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