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초점1]풀린 의혹 남은 의혹

  • 입력 1999년 8월 24일 00시 56분


23일 국회 법사위의 ‘옷로비의혹사건’ 청문회에서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는 동석한 변호사와 상의하며 검찰의 공식수사발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배씨의 증언을 통해 새롭게 드러난 사실 및 풀린 의혹들과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을 점검해 본다.★풀린 의혹

▽호피(虎皮)무늬 반코트행적〓지난해 12월19일 배씨와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등 5명은 라스포사 의상실을 방문, 문제가 된 호피무늬 반코트를 서로 돌려 입어봤다고 밝혔다. 이는 검찰의 공식수사발표에서 빠진 대목.

배씨는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이 긴 밍크코트와 호피무늬 반코트 등 세 벌을 갖고 와서 구경해 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배씨는 “이 밍크코트 세트가 연씨에게 전달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로비의혹〓항간에 떠돌던 청와대 로비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배씨는 이날 “이형자(李馨子)씨가 (자신의 남편을) 선처해 달라는 편지를 영부인인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 전해달라고 정사장에게 청탁한 일이 있다는 사실을 정사장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여사를 상대로 한 로비결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남은 의혹

▽옷값대납요구 여부〓검찰은 지난해 12월18일 정사장이 배씨로부터 “총장 부인(연씨)을 모시고 올 테니 좋은 물건을 많이 준비해두라”는 말을 들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또 “배씨가 이형자씨에게 옷값 대납을 요구한 것은 실제로 옷을 사지도 않은 상태에서 거짓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씨는 “당시(지난해 12월19일) 횃불선교원에서 이형자씨를 만난 적은 있으나 대납요구 등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 강조한 반면 이형자씨의 동생 형기씨는 “배씨가 옷값을 요구해 언니(이형자씨)와 심한 언쟁을 벌였다”고 반박했다.

▽검찰수사정보 유출 여부〓배씨는 “연씨가 ‘63(대한생명 외화도피사건)은 연말까지 보류돼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조복희씨에게 말했다. 배씨는 이 답변이 검찰의 수사정보인지를 묻는 질문에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고 얼버무렸다.

▽호피무늬 반코트 반환시점〓검찰은 연씨가 올 1월5일 호피무늬 반코트를 정사장에게 되돌려 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배씨는 “1월7일경 연씨가 이 코트를 입고 다녔다는 얘기를 이은혜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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