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裵씨 '모범답안' 준비 능숙하게 답변

  • 입력 1999년 8월 23일 23시 19분


‘간단하고 단호한 어조로 대답하라.’ ‘어떠한 질문에도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하라.’

23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에게 배석한 박태범(朴泰範)변호사가 A4용지 4쪽 분량으로 작성해 준 ‘모범답안’의 내용이다.

‘답변시 유의사항’부분에는 △본인에게 해당되는 사항만 얘기할 것 △설명이나 동정으로 이해시키려고 하지 말 것 △다른 증인에 대한 질문에는 해당 사람에게 직접 질문하라고 할 것 등 ‘구체적인’ 지침이 적혀 있었다.

사건연루 인사들에 대한 대응은 (조복희씨에 대해) “식구처럼 지내는 사이다. 나는 조씨를 위해서는 정말 최선을 다해 도와주려고 항상 애를 썼다”, (이형자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이다. 특히 조복희의 사돈이라 상당히 어려운 사이다”라는 식이었다.

‘기타 참고사항’편에서는 미묘한 쟁점에 대한 답변내용이 적혀 있었다.

배씨가 ‘비오는 날에 우산을 준비하라’고 말했다는 데 대해서는 “평범한 말을 확대해석한 것 같다”고 답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검찰조사상태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당한 조사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주문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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