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수사]朴검찰총장『특수부가 검찰살렸다』

검찰은 파업유도 의혹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 대체로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특별수사본부가 검찰을 위기에서 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내용 뿐만 아니라 절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대검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고 전직 검찰총장과 대검 공안부장을 일반인과 똑같이 출두하도록 함으로써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또 수사진행상황과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수사결과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냈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이 가장 큰 성과로 여기는 것은 특별검사제 도입 주장을 무력화시켰다는 것이다. 검찰이 선수를 쳐 파업유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관련자를 사법처리함으로써 적어도 이 사건에 관한 한 특별검사의 역할을 ‘원천봉쇄’했다는 자체 평가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검찰 공안사령탑이 공기업 노조의 파업을 유도한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노사관계 등에서 불신의 골을 깊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의 ‘거짓말’도 부담이다. 검찰은 6월7일 진전부장 발언 직후 “파업유도는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다”며 진전부장의 단순한 ‘취중실언’으로 치부했었다. 수사결과는 이를 뒤집었다.

정치권과의 관계도 문제다. 검찰은 정치권의 특검제 도입논의를 무시하고 수사를 강행했다. 야당은 벌써부터 수사결과에 대해 ‘도마뱀 꼬리 자르기’라며 비난하고 있다.

또 ‘진짜’ 특별검사가 나서 무혐의처리된 김태정(金泰政)전장관과 강희복(姜熙復)전조폐공사 사장을 재조사해 다른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