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사건 합동조사반 문답]『閔씨 사죄문 5차례 썼다』

  • 입력 1999년 6월 29일 19시 30분


통일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관계자들로 구성된 민영미(閔泳美)씨 억류사건 합동조사반은 29일 통일부 기자실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다음은 문답요지.

―사죄문에 ‘귀순공작’이라는 말이 명시되지 않았나.

“그렇다.”

―민씨는 실수를 인정하는가.

“민씨는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민씨 자술서와 북한이 제시한 사죄문의 차이는….

“민씨가 한 발언 중 “통일이 되면 선생님도 남한에 가서 살아요”라는 대목 중 ‘통일이 되면’이라는 말이 사죄문에서는 삭제됐다.”

―민씨가 진술한 내용이 북한에 써준 사죄문과 다를 가능성은….

“우리 조사는 피의자조사가 아니다. 민씨가 사실에 입각해 얘기했다고 생각한다.”

―보완조사가 필요한가.

“지금으로서는 필요없다.”

―민씨와 같이 관광했던 사람들도 조사했나.

“민씨가 감시원과 얘기할 때 같이 있었던 사람은 아주머니 한명 정도다. 조사하지 않았다.”

―북한측이 민씨의 발언을 유도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유도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접촉하는 과정에서 민씨가 감시원을 자극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북한의 조사기관은….

“국가안전보위부 요원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민씨가 결국 북한을 자극한 것인가.

“우리 정서로는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귀순자 얘기는 북한이 꼬투리를 잡을 만한 내용이다.”

―민씨는 사죄문을 몇차례 작성했나.

“모두 다섯차례다.”

―조사과정에서 북한이 잠을 재우지 않았다는데….

“잠을 일부러 안재운 것은 아닌 것 같다. 민씨 본인이 불안해 식사를 하지 못했고 가족생각 등으로 잠을 못잤다. 북한 조사원들이 조사과정에서 반말을 사용하고 때로는 호통도 쳤다.”

―북한이 민씨에게 웅변해본 적이 있는지를 물은 것은 북한 TV에 내보내기 위한 것 아닌가.

“그런 의도는 아닌 것 같다. 민씨가 말을 잘하니까 그렇게 물어본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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