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까지 마을 성황당 앞에서 계속되는 별신굿은 영해(寧海)별신굿 기능보유자로 경북지방 무형문화재 제3호인 송동숙(宋東淑·71)씨 등 15명이 진행한다.
28일 송씨가 구성진 목소리로 마을 신에게 고별인사를 올리는 별신굿을 할 때는 오랫 동안 이 마을에 살았던 노인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마을은 정부에 의해 환경오염 피해지역으로 분류돼 85년 10월부터 집단이주가 추진돼온 총 7466가구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곳이다.
울산공단 인근의 다른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까지 보상금을 받고 울산시가 조성한 중구 태화동과 다운동 등 집단이주지역으로 옮겨갔으나 이 마을 주민들은 보상금이 적다는 이유로 이주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달 초 가구당 400만∼1800만원씩 추가로 받기로 하고 ‘9월7일까지 중구 다운동 집단이주지와 중구 병영동 임대아파트로 이주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 마을 앞바다에는 처용(處容)설화의 발상지인 처용암(處容岩)이 있다.
한편 이 마을 주민들이 이주하고 난 뒤 마을터 10만평과 매립될 마을 앞바다 18만평 등 28만평에는 SK㈜ 등 3개 업체의 관련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마을 통장 김용길(金龍吉·52)씨는 “그동안 모아둔 마을기금 5천만원으로 별신굿을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향우회를 조직해 한해에 한번씩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