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씨부인 고급옷 로비說]풀리지않는 3大의혹

  • 입력 1999년 5월 26일 19시 37분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 회장 부인의 ‘고위직 부인에 대한 고급 의류 로비설’의 정확한 진상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최회장 부인 이형자씨(55)와 강인덕(康仁德)당시 통일부장관 부인을 직접 만났고 김태정(金泰政) 당시 검찰총장 부인과 라스포사 의상실 사장은 직접 접촉을 기피, 전화취재를 했다.

양측은 완전히 상반된 주장을 펴고있는 상태. 당사자 중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심증을 갖게 한다.

이들의 주장과 26일 있은 청와대 및 검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몇가지 의문이 있다.

첫째, ‘로비를 하려했다고 인정한 사람’은 있으나 ‘로비를 받은 사람은 없다’는 사실.

이씨는 “강장관부인이 내 개인 사무실에 찾아와 옷값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장관 부인은 만남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강장관 부인과 검찰총장 부인을 계속 접촉해온 또다른 고위층 부인은 “저간의 사정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중간에 있는 사람의 ‘석연치 않은’ 행위로 최회장부인과 총장부인간에 오해가 증폭된 것 같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둘째, 수천만원어치의 옷이 검찰총장 부인에게 과연 건네진 적이 있느냐는 대목.

관련자들은 “그같은 사실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최회장부인은 “의상실 주인으로부터 옷이 전해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와 검찰 관계자의 설명에도 차이가 있다. 청와대측은 “옷이 오고간 사실이 없다”고 말한 반면 검찰측은 “일방적으로 옷이 왔으나 되돌려 보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

또다른 고위층 인사의 부인은 “의상실측이 총장부인의 동의없이 4백만원짜리 옷을 보냈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총장부인이 화를 내며 옷을 돌려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셋째, 강장관 부인이 과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의 구명을 위해 중간에 나서 메신저 역할을 한 사실이 있는지의 여부. 이씨는 “통일부장관이 ‘우산’을 준비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검찰은 이씨가 남편구명을 위해 먼저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측은 옷이 전달된 적이 없다는 사실만 강조할 뿐 “강장관부인의 권유로 옷값을 준비했고 추가로 무리한 요구를 해와 옷값을 주지 않았다”는 최회장부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병기기자〉watch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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