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권 독립]경찰간부 검찰비판 글 PC통신 투고

  • 입력 1999년 5월 23일 20시 18분


현직 경찰 간부들인 경찰대 출신 1∼15기 기수 대표들이 21일 모임을 갖고 검찰을 성토한 가운데 경찰 출신들의 모임인 재향경우회가 독자적인 수사권 확보를 위해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또 한 경찰간부는 21일 PC통신에 검찰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는 등 갈수록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공방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재향경우회 이균범(李鈞範·65)회장은 경우회가 발행하는 ‘경우신문’ 5월20일자에서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권 확보를 위해 경우회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갖고 지휘를 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잘못된 수사를 책임지는 검찰을 본 적이 없다”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정부예산과 인력의 낭비를 막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수사1계장 배성호(裵聖鎬·43)경정은 21일 동아일보 등 주요 일간지 PC통신 독자투고란에 ‘검찰은 자각하여야’라는 제목으로 A4용지 2장 분량의 글을 올렸다.

배경정은 “14일 서울지검 동부지청 소속 검사들이 관내 파출소의 총기관리 실태와 형사사건 인계대장 등을 감찰한 것은 검찰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파출소 감찰의 법률적 근거로 내세우는 형사소송법상 ‘유치장 감찰권’은 불법적인 인신구속을 막기 위한 ‘체포 구속장소 감찰’에 국한된다”며 “경찰 내부의 직무감찰사항에 해당하는 파출소의 일반업무까지 감찰한 것은 검찰이 자신들의 권한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검찰은 언젠가는 그 무한한 권한 때문에 무불간섭(無不干涉)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소불능(無所不能) 무불통지(無不通知)의 조직으로 비난받게 될 것”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현두기자·부산〓석동빈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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