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규채용 기지개…상반기 취업숨통 트인다

  • 입력 1999년 4월 28일 19시 36분


꽁꽁 얼어붙었던 대기업의 신규인력 채용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물건이 없어 못팔 정도로 활황인 자동차판매 등 소비회복세가 완연하고 설비투자도 조금씩 살아나면서 기업들이 잇따라 인력 채용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극도의 침체에 빠졌던 취업시장도 다소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LG그룹은 28일 상반기중 1천명의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최대의 채용규모로 6월까지 그룹공채 방식으로 5백명을, 이와 별도로 계열사별로 5백명을 뽑기로 했다.

LG는 지원자의 능력과 자질에 따라 채용을 다소 늘릴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어 상반기 채용인원은 이보다 더 많아질 전망이다. LG관계자는 “하반기 채용인원도 작년 하반기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대규모 공채는 데이콤 인수 등 신사업 진출을 앞두고 신규인력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우그룹도 대우증권이 상반기에 대졸 2백명, 고졸 3백명 등 5백명을 채용하고 대우자동차가 하반기에 영업사원 5백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 삼성 등 다른 주요그룹은 아직 공채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작년에 비해 채용인원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현대 삼성 등은 올 상반기에도 공식적으로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계열사별로 ‘소문없이’ 상당수를 채용해 왔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존 직원을 내보내고 새 사람을 뽑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그림자 채용’ 방식을 취한 것.

신규채용은 특히 최근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자동차판매 증권 백화점 관련 업체들에서 활발하다. 자동차 영업직의 경우 대우차 외에도 기아가 상하반기로 나눠 1천명을 뽑을 예정이며 현대차도 채용시기와 인원을 검토중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7일 종업원 1백명 이상 사업체 9백5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의 65.8%가 지난해보다 채용인원을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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