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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18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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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상대는 “선배님이 13년전 대학 1학년때 교양과목인 ‘사회학개론’을 수강하면서 제출한 ‘한국 노동운동의 현실과 과제’라는 리포트를 우편으로 보내겠다”며 “리포트를 보고 소감을 써달라”고 요청한 것.
최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상진(韓相震)원장은 81∼87년 자신이 강의했던 서울대 1학년 대상 교양과목인 ‘사회학개론’을 수강한 당시의 신입생 1천6백여명의 연락처를 추적하고 있다. 한원장은 당시 학생들에게 “한국 사회 속에서 자신의 삶을 원고지에 써 제출할 것”을 과제로 냈고 지난 10여년동안 당시 받은 리포트 1천6백여개를 보관해 왔다.
한원장은 2월중순부터 조사요원 21명을 투입해 졸업생들의 연락처를 추적해 법조계와 의료계 언론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중인 8백여명에게 연락했다.
한원장은 이들에게 신입생때 제출한 리포트를 보내 소감을 묻는 한편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이들의 의식구조를 분석할 계획이다.
“학생운동의 절정기에 대학생활을 보낸 사람들의 의식변화를 살펴보는 게 이번 연구의 목적으로 제자들에게도 20대 초반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한원장의 설명이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