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국민연금 손발 안맞네』

  • 입력 1999년 3월 12일 18시 33분


4월1일부터 도시지역 자영사업자를 대상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인 국민연금 문제를 놓고 여권이 또다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11일 국민연금 확대 시기를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늦출 뜻을 밝혔다. 다른 당직자들도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결같이 연기 불가피론을 폈다. 그러나 12일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여권은 4월1일 시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당정회의에서 국민회의 당직자들은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밝혔다. 김의장조차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에게 “내 말이 와전됐다”면서 언론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들이 이처럼 하루만에 입을 다문 사연은 불분명하다. 다만 김총리가 이날 회의 전 “취지가 좋은데 일부 국민이 반대한다고 방침을 바꿀 수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김총리의 질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하지만 국민회의측은 회의 결과를 그대로 수용할 뜻이 없다는 눈치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국민회의나 자민련 모두 당내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불편한 심정을 나타냈다. 국민연금 문제가 다시 재론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국민회의 자민련 모두 국민연금 확대로 인한 민심 악화를 우려하고 있고 한나라당 역시 연기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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