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식 韓赤총재 『對北비료, 국민성금 모아 지원』

  • 입력 1999년 3월 11일 19시 01분


적십자사를 통한 정부의 대북(對北) 비료지원이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정원식(鄭元植)대한적십자사총재는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비료지원을 위해 15일부터 6월15일까지 3개월간 국민의 성금을 모으겠다”면서 “늦어도 4월 중엔 비료전달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적이 밝힌 비료지원 방침은 북한의 농업개발을 돕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남북당국간 회담을 기피하는 현실을 절충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로 인해 ‘상호주의’의 부담을 덜게 된 측면이 있다.

한적은 비료지원을 위해 국민과 사회단체 종교단체 기업 정부 정부투자기관 등을 상대로 모금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정부는 그동안 국제식량계획(WFP) 등을 통한 간접적인 대북지원엔 동참해 왔으나 한적을 통한 실질적인 대북지원은 하지 않았었다.

정총재는 “성금이 걷히는 대로 단계적으로 비료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와 국민회의 자민련은 10일 당정협의를 갖고 적십자를 통해 3만∼5만t 정도의 비료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민간부문의 호응이 있을 경우 최초 비료전달분은 이보다는 약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총재는 그러나 “적십자를 통한 모금활동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료지원은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북한이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희망해 온 10만∼50만t 정도의 대규모 비료지원은 당국간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북한적십자회와 합의한 3차 대북지원의 품목에 이미 비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별도의 적십자 회담 등을 열지 않아도 일반 구호품의 경우처럼 비료를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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