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YMCA빌딩 경매에 넘어가

  • 입력 1999년 2월 10일 14시 20분


부산 시민운동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동구 초량동 부산YMCA 빌딩이 경매에 넘어간다.

부산지방법원은 9일 채권자인 금호건설㈜의 경매신청을 받아들여 18일 감정가 2백16억원에 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부산YMCA 빌딩은 금호건설이 92년 11월 총공사비 1백83억원에 도급받아 96년 10월에 완공한 지하 4층 지상 18층 연건평 4천5백평 규모의 건물.

부산YMCA는 당초 임대료와 회원모금을 통해 건축비를 상환할 계획이었으나 IMF로 모금액과 임대수입이 예상보다 턱없이 적어 공사비 1백43억원을 갚지 못했다.

금호측은 공사비를 받기 위해 97년 10월 이 건물을 경매에 넘겼고 부산YMCA는 “경매만은 안된다”며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다 1년 넘은 법정공방 끝에 지난해 11월 대법원의 이의신청 기각으로 결국 경매에 넘겨지게 된 것.

그동안 부산YMCA측은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필요 공간을 뺀 나머지만 금호측에 넘기는 ‘대물변제’ 방식의 부채상환안을 내놓기도 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또 부산시민 3만여명으로부터 서명을 받고 모금도 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임동규(林東奎) 부산YMCA사무총장은 “이곳은 사회봉사단체이지 영리단체는 아니지 않느냐”며 “금호측에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선처를 호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YMCA 정상근(丁尙根)이사장과 임총장 등은 곧 금호그룹의 관계자를 만나 6개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의 소유권을 금호건설에 넘겨주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다.

금호측은 협상과는 별도로 경매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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