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파동]평검사-간부,검찰개혁 논의…결의문 채택

  • 입력 1999년 2월 3일 07시 44분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창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소장검사들의 집단 서명파동과 관련, 전국 평검사대표 59명과 이원성(李源性)대검차장은 2일 오후3시부터 3일 오전2시까지 토론회를 열고 "앞으로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이 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소장검사들은 "결의문이 검찰간부들의 주도로 만들어졌으며 토론회에 참석한 검사들도 일선지검의 간부들에 의해 선정됐기 때문에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제2의 집단행동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검찰간부와 검사들은 "최근 검찰의 주요 현안에 대해 기탄없이 토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검사들은 각 지검과 지청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였으며 이에대한 대검차장및 대검간부들의 진솔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앞서 검찰 수뇌부의 퇴진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화`를 내건 사법 사상 초유의 검사 집단행동이 1일부터 시작돼 검찰조직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서울 부산 인 천지검의 평검사들은 수임비리사건발표가 있은 직후부터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건의서등에 연대 서명작업을 벌여 수뇌부나 지검간부에게 전달했다.

검찰 수뇌부는 이같은 동향을 포착해 집단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말리는 한편 “‘건전한 건의’는 수용하되 ‘항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도 2일 검찰개혁방안을 발표하면서 “검사들의 집단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사회의

`전국 지검 차장 및 평검사 회의`가 이날 오후 3시경부터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새벽 2시까지 계속됐다.

회의는 이원성(李源性)대검차장의 주재로 한명씩 검사들이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회가 끝난후 참석자들은 전국 평검사 일동 명의로 결의문을 채택했다.

▼집단행동

1일부터 서울 부산 인천지검 등 전국 각지에서 평검사들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작성하거나 연대 서명을 받는 등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서울지검에서는 검찰 수뇌부의 퇴진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건의서에 평검사 1백8명 중 40여명이 서명하자 박순용(朴舜用)지검장이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인천지검에서도 평검사들이 건의서를 작성해 서명했다. 부산지검 평검사들은 1일 간부들의 제지를 받자 2일 오전 △김태정총장 퇴진 △정치검사 퇴출 △검찰개혁 △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회람해 평검사 전원의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전국 지검 차장 및 평검사회의`에 이 성명서를 제출했다.

<하준우·이수형·조원표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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