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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월 8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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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에서 기각판결을 받은 심정은….
“답답하다. 재판부가 내 결혼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말년에 이혼을 결심하게된 동기는….
“결혼 직후 남편의 강요로 교사생활을 그만두면서부터 결혼생활에 대해 회의를 가졌다. 또 가정에 대해 철저히 무관심한 남편이 나를 너무 힘들게 만들었다.”
―결혼생활이 가장 힘들었을 때는….
“92년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다. 너무 아파 움직일 수도 없었는데 남편이 의사에게 ‘집에 밥 지을 사람이 없으니 빨리 퇴원시켜달라’고 말했다.”
―행복한 때는 없었나.
“없었다. 남편은 나와 자식들에게 아내와 가정을 아낀다는 말 한마디는커녕 그런 눈빛조차 준 적이 없다.”
―남편의 가부장적 태도는 그 시대 남자들의 보편적 모습이 아닌가.
“가부장적인 것과 애정이 없는 것은 다르다. 대다수 남편들은 무뚝뚝하면서도 가정을 사랑하고 아낀다.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병석의 남편과 화해하고 노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여론도 적지 않은데….
“이제 남편에 대한 아무런 애정도 남아있지 않다. 나를 비난해도 좋다. 하지만 함께 살 수 없는데 함께 살라고 강요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상고할 계획인가.
“물론이다. 법도 우리가 헤어져야 할 때라는 것을 인정해 주었으먼 좋겠다.”
남편 이모씨(84)는 현재 정신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어 인터뷰에 응하지 못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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