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스케치]97세최고령 산행 노익장과시

입력 1998-11-22 19:46수정 2009-09-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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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간 금강산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관광객들은 “역시 세계제일의 명산답게 절경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금강호를 탔던 실향민들은 “고향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명.

○…평양이 고향인 박순용(朴淳瑢·77)씨는 이번 관광길에 북한에 두고 온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확인. 박씨는 장전항에 내걸린 ‘금강산 관광객들을 동포애의 심정으로 환영한다’는 플래카드를 보고 북측에 “동포애를 보여달라”며 어머니 소식을 확인해 줄 것을 부탁해 21일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은 것.

○…관광객 중 최고령자인 심재린씨(97)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쉬지않고 산행에 나서 노익장을 과시. 심씨는 “비록 고향소식을 듣지는 못했지만 세계제일의 명산을 구경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면서 “기회만 되면 매년 가고 싶다”고 기염. 내금강면에 고향을 둔 김영익(金榮翊·78)씨는 “관광코스가 외금강까지만 짜여 있어 안내원들에게 고향소식을 물었지만 허사였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관광객들은 북한의 기념품 종류가 적은데다 살만한 물건도 없었다고 입을 모으기도. 고사리 버섯 등 산나물과 지팡이 한개를 샀다는 나태민(76)씨는 “실향민으로서 동포들을 도와주고 싶어 수백달러의 돈을 준비했지만 살만한 물건이 없어 24달러밖에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측 관리원들은 남녀 한명씩 쌍을 이뤄 금지된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 등에게 주의를 줬으나 지나친 간섭은 거의 없었다. 관광버스가 지나는 도로 주변 마을에서는 일하던 북한 여인과 어린이들이 신기한 듯 손을 흔들거나 철조망 근처까지 달려오기도 했다.

한 북한 관리인은 “한달전 현대가 도로공사를 시작하면서 남조선 관광객들이 온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한기흥·이명재·박윤철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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