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금강호, 23일 오전 귀항…2시간 늦게 출항

  • 입력 1998년 11월 22일 08시 28분


18일 북한 금강산관광을 위한 첫출항에 나섰던 현대 금강호가 4박5일간의 관광일정을 마치고 22일 오전5시반경 동해항으로 귀환했다.

금강호는 21일밤 9시 북한 장전항을 출발, 한시간반여만에 북한영해를 빠져나온 뒤 밤12시 무렵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우리측 수역으로 들어왔다.

금강호는 당초 이날 저녁 7시 장전항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일부 승객들의 관광증명서가 북한측에 제때 반납되지 않아 예정보다 늦게 출발했다.

북한측은 이날 관광객중 조선일보와 KBS기자 및 통일부직원들에 대해 그동안 입국을 거부했던 방침을 철회, 구룡폭포와 만물상 일부 코스를 관광하는 것을 허용했다.

한편 금강호에 이어 20일 두번째로 금강산관광에 나선 현대 봉래호가 21일 장전항에 입항, 승객들은 금강호 승객들과 함께 만물상 구룡폭포 해금강 등 3개코스를 관광했다.

○…21일 밤9시 금강호가 장전항을 빠져나오자 실향민출신 관광객들은 갑판 위로 나와 차츰 멀어져가는 북녘땅의 불빛을 지켜보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실향민들은 때마침 흩날리기 시작한 싸락눈 속에 “어머니”라고 목놓아 부르며 뜨거운 눈물을 쏟거나 아예 주저앉은 채 통곡하기도 했다.

고향이 장전항 근처라는 한 실향민은 “혹시나 두고온 혈육들의 소식을 알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왔는데 끝내 아무런 소득없이 되돌아간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북한은 관광이 시작되기 전 관광객들의 행동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관광세칙안을 현대측에 제시, 논란을 빚었으나 그같은 세칙을 들어 문제삼지는 않았다. 또 관광객들이 주민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장전항에서 외금강 입구인 온정리에 이르는 도로 양편에 철책을 설치하는 등 차단에 신경을 썼으나 관광객들에게는 대체로 친절하게 대했다.

일부 북한주민들은 관광버스가 지나갈 때면 손을 흔드는 등 강한 호기심을 보였다.

관광기간중 장전항에는 현대의 사업파트너인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황철참사와 강종훈서기장 등 관계자들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은 19일 오전 다른 승객들과 함께 유람선에서 내린 뒤 이틀간 금강산초대소에 머물면서 해금강을 관광하고 온천을 즐기는 등 휴식을 취하다 20일 저녁 금강호로 돌아왔다.

〈한기흥·이명재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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