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카지노 칩도 돈이다』…불구속 50代에 추징금선고

입력 1998-09-20 19:29수정 2009-09-2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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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노름에서 오가는 ‘칩’은 ‘돈’인가, 아니면 그저 ‘플라스틱’인가. 카지노 칩은 1달러에서 1천달러짜리까지 색깔이 각각 다른 플라스틱 조각으로 카지노 안에서만 ‘현금’처럼 돈다. 하지만 밖에서는 하찮은 플라스틱 조각일 뿐이다.

도박범들이 해외에서 탕진한 칩에 대한 추징여부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은 치열한 법리논쟁을 벌여왔는데 법원은 마침내 검찰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같은 논쟁은 외국환관리법이 “외국에서 불법으로 빌린 외국환 ‘기타 증권’ 귀금속 부동산 등은 몰수 또는 추징할 수 있다”고만 규정한데서 비롯된 것.

법원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박사건으로 기소됐던 오종섭(吳宗燮)대전동양백화점부회장과 한보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의 차남 원근(源根)씨, 개그맨 장고웅(張高雄)씨에 대해 징역형만 선고하고 도박비용에 대해서는 추징하지 않았다.

‘카지노 칩’은 ‘화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법원은 20일 카지노 칩을 사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피고인(50·S인테리어 대표)의 재판에서 새로운 결정을 내렸다. 서울지법 형사7단독 이홍철(李洪喆)판사는 “카지노 칩은 호텔이라는 특정한 구역에서만 통용되긴 하지만 금전적 교환가치가 있는 만큼 추징 또는 몰수가 가능한 ‘기타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현금이든 칩이든 도박을 한 이상 형평성 차원에서 칩에 대한 추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판사는 이피고인이 카지노에서 산 1억5천만원어치의 칩에 대해 추징선고를 내렸다.

검찰측은 “이번 결정으로 해외도박사범들에 대한 추징이나 몰수가 모두 가능해졌다”며 사필귀정이라는 표정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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