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씨 차명계좌 15억관리…4억 한나라당 입금확인

  • 입력 1998년 9월 10일 07시 44분


정치권 사정(司正)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9일 국세청의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과 관련, 국세청 이석희(李碩熙)전차장이 차명계좌를 통해 대선자금 15억원을 관리해오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중 4억원을 한나라당 김태원(金兌源)전재정국장 명의의 계좌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돈의 전달과정에 한나라당 고위관계자가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조만간 김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확인된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은 임채주(林采柱)전국세청장이 모은 38억원과 한국통신 한국중공업 등 공기업을 통해 모은 3억원을 포함해 56억원으로 불어났다.

검찰은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이 이날 2차 출두요구도 거부함에 따라 한차례 더 소환장을 보낸 뒤 서의원이 출두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검찰은 또 한나라당 김태호(金泰鎬)의원과 이상희(李祥羲)의원의 개인비리를 조사중이다.

◇대선자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명재·李明載검사장)는 국세청 이전차장이 고교 동기생인 전 제일은행 상계동 한신아파트 출장소장 임모씨가 자신의 가족 이름으로 개설한 3개 계좌에 11억원, 서의원의 이름으로 개설한 다른 지점의 1개 계좌에 4억원을 입금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에 개설된 4개의 계좌에 입금된 돈이 전액 수표로 인출된 것을 확인, 이 수표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안기부를 통해 공기업에서 모금한 한나라당 대선자금 2억원도 임씨가 개설한 또 다른 차명계좌에 입금된 것을 확인, 이전차장이 한나라당이나 안기부의 부탁을 받고 임씨에게 요청해 문제의 계좌를 개설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극동건설 김세중부회장이 최근 검찰조사에서 “국세청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1월 하순 프라자호텔에서 서의원에게 직접 대선자금 3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태호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홍경식·洪景植)는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김의원이 94년 불교방송 사장으로 재직시 부산 불교방송 설립기금중 3억원을 유용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돼 수사중이다.

◇이상희

서울지검 형사3부는 이의원이 정보통신부 산하단체인 한국첨단컴퓨터게임산업협회(KESA)회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전시회에서 만난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전회장 김갑환씨로부터 50만엔(약 5백만원), 올 4월 일제 컴퓨터게임기 수입업자 홍모씨에게서 8백만원을 받는 등 1천3백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검찰은 “대가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이의원을 소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경성사건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박상길·朴相吉)는 여권 K, L의원과 야권 K의원 등 정치인 2,3명이 경성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집중 수사중이다.

〈이수형·조원표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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