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해직 10년만에 교단복귀 도종환 시인

  • 입력 1998년 8월 21일 19시 23분


“그간 강산이 한번 변했어요. 사회는 더 많이 변했고요. 어떻게 가르칠지, 무엇을 얘기해야 할지 떨리고 걱정이 앞섭니다.”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잘 알려진 전교조 해직교사 도종환(都鍾煥·44·충북 청주시 개신동)씨가 2학기부터 다시 교단에 선다. 해직된 지 꼭 10년 만이다.

“손에 분필가루를 묻힌 채 교단에서 끌려 내려오던 일. 교문을 빠져 나오는 경찰차 뒤로 아이들이 ‘선생님’을 외치며 쫓아 오던 일….”

21일 충북도교육청에 복직신청서를 낸 도씨는 “복직신청서를 들고 교육청에 들어서는 순간 해직 당시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쳤다”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은 “도씨는 교육부가 정한 복직대상자이기 때문에 2학기부터 다시 교단에 서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직당시 청주 중앙중에 근무했던 그는 교단을 떠나서도 바쁘게 살았다. 감옥에서는 시집 ‘비록 너의 곁을 떠나지만’을 썼고 나와서는 충북 민예총 문학위원장과 전교조 지부장, 주성대 겸임교수에 지역 주간신문 발행인까지 맡았다.

그의 ‘10년의 변화’는 최근 나온 6번째 시집 ‘부드러운 직선’에 잘 나타나 있다.

“예전의 모습이 원칙과 열정이었다면 지금의 모습은 원칙과 유연, 그리고 낮아지기예요. 물론 이는 타협이 아닌 조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교사는 언행으로 철학과 세계관을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교재 연구는 많이 못했지만 교육전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기 때문에 얘기할 것은 많다”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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