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무더기 실직 앞두고 『노사정委 탈퇴 불사』경고

  • 입력 1998년 7월 2일 19시 18분


은행퇴출과 공기업 구조조정 과정의 갈등으로 양대노총이 노사정위원회 탈퇴 움직임을 보이는 등 노동계가 동요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펴온 한국노총까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노동계의 이번 동요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대노총이 강하게 나오는 배경에는 우선 노사정위가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노사정위가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기구인데도 실제로는 정부가 노동계 의견을 거의 무시하고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등 들러리로 만들고 있다는 게 이들 양대 노총의 불만.

한국노총의 경우 은행퇴출로 인한 고용불안이 최대 현안인데도 고용승계가 보장되지 않아 지도부가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다. 은행원들이 가입한 전국금융산업노련은 노총 지도부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이에 따라 노총은 민주노총과 공동투쟁을 계획하는 등 강경노선으로 급선회했다는 것.

민주노총도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뿐만 아니라 정부가 최대한 막아주기로 했던 현대자동차의 대규모 정리해고가 결국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일선 노조들이 지도부를 비판하며 강력한 투쟁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은 노사정위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이 미흡하다며 정부에 단호한 대처를 촉구하고 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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