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정 침투]『工作후 귀환중 사고』…합동신문조 결론

  • 입력 1998년 6월 27일 06시 37분


속초 앞바다에서 22일 발견된 북한 잠수정은 이미 우리 영토 내에서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잠수정에 대한 정밀 수색에 참여했던 안기부 군 경찰 등 15명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가 이 잠수정이 우리 영토내에서 이미 공작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합신조가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은 잠수정 내에서 발견된 9구의 시체중 2구의 옷과 신발에 모래와 흙이 묻어 있어 사고를 당한 바로 당일 이들이 해안에서 걸어다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합신조가 잠수정 내에서 발견된 캠코더 테이프와 사진기속의 필름 등에 대한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어 그 내용이 나오면 이 잠수정의 활동상황이 보다 명확히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 잠수정 안에서는 9구의 시체가 발견됐다.

잠수정 선실에서 발견된 시체 5구는 몸통 머리 다리 등 여러 곳을 AK자동소총으로 난사당해 숨져 있었으며 후미에서 발견된 4구는 머리에 권총의 총상을 입고 숨져 있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합동신문조의 1차조사 결과 부함장을 포함한 공작조 4명이 승조원 5명을 사살하고 자신들은 머리에 권총을 쏴 차례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잠수정에서는 TR송신기와 워키토키 등 통신장비 4점, 난수표 2점 AK소총 3정, 대전차용 무반동로켓포(RPG7) 2문, 기관총 2정, 체코제 권총 4정, 수류탄 4발, 30파운드의 TNT 등이 발견됐다.

또 산소호흡기 6개, 오리발 3세트, 잠수복 신발 3세트, 롯데칠성제품 1.5ℓ 페트병 1개도 배낭에 담긴 채 1,2차 해치 사이에서 발견됐다.

합참은 “잠수정이 침수되면서 곧추서다시피 들리는 바람에 많은 유류품이 후미에 뒤엉켜 있어 이를 분류중이다”면서 “승조원들이 내부를 폭파하지 않아 잠수정의 내부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국방부 강준권(姜浚權)대변인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명백한 영해침범이며 정전협정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위반한 침투작전 행위”라며 “북한은 중대한 도발행위임을 시인하고 책임있는 해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이 사건과 관련된 제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사와 북한군간 장성급 회담을 조속히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이 사건의 조사가 끝나면 잠수정에서 발견된 시체를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북한측에 인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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