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산공개]『부인명의 재산3억 이상』15명

  • 입력 1998년 4월 24일 06시 58분


23일 공개된 새 정부의 주요공직자 61명(퇴직자 69명 제외)의 재산보유내용은 수십억원대의 재력가에서부터 1억,2억원대 전세사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청와대 비서실은 ‘빈부’격차가 뚜렷했다. 미국 이민생활 중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은 36억6백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교육관료 출신의 조규향(曺圭香)사회복지수석이 22억2천4백만원을 신고했다.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은 12억9천2백만원으로 3위.

반면 박금옥(朴琴玉)총무비서관은 전세계약금 및 보증금 7천5백만원과 승용차 1대 등을 포함, 재산이 1억6백만원에 불과해 최하위.

사업을 하던 동생의 부도로 재산이 줄어든 문희상(文喜相)정무수석은 3억8천만원, 김태동(金泰東)경제수석은 3억5천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그러나 대통령 비서실과 안기부 등 권력 핵심기관에는 전체적으로 2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고위 공직자가 4명이나 돼 권력과 부(富)를 함께 누리는 양상.

○…박공보수석은 미국 뉴욕의 시가 6억8천만원대 건물 1채와 뉴저지주에 11억7백만원대의 단독주택, ‘데일리 패션’사의 비상장주식 전량 등 미국 재산만 34억여원에 달했다. 박수석은 “실제 재산가치는 그 정도가 되지 않는데도 달러화 환율이 2배 이상 뛰는 바람에 재산이 과다하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조사회복지수석은 상속재산이 총재산의 절반에 가까웠다. 경남 김해시 어방동의 대지 5천2백여평은 당초 논으로 상속받았으나 토지구획사업으로 공장용지가 되면서 가액이 5억6천만원으로 불어났다. 그의 부인도 95년12월 부친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60평짜리 아파트 1채(4억1천만원)를 상속받았다.

○…안기부에서는 李종찬부장이 36억5백만원, 신건(辛建)2차장이 29억4천4백만원, 나종일(羅鍾一)1차장이 15억3천3백만원을 각각 신고했으며 이강래(李康來)기획조정실장은 1억6천1백만원으로 꼴찌.

이부장은 조부인 이회영(李會榮)선생 등 독립운동가를 기념하는 서울 동숭동 우당기념관 빌딩이 31억원, 물려받은 종로구 신교동 자택이 7억7천5백만원.

겨울이면 가족들과 자주 스키를 타는 신2차장은 보광휘닉스 용평 무주리조트 등 세곳에 자신과 부인 명의의 회원권을 갖고 있었다. 신2차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근린생활시설(12억4천3백56만원) 경기 용인 기흥면 임야(4억7천1백50만원) 강남구 역삼동 자택(5억8천1백79만원) 등 보유재산이 다양했다.

○…고위 공직자 가운데는 본인명의 보다 부인 명의 재산이 많은 것도 이채롭다. 부인 명의로 7억원 이상을 신고한 경우가 8명이나 되는 등 3억원 이상 신고자가 15명이나 됐다.

박공보수석의 부인명의 신고액은 10억4백60만원. 박수석의 부인은 남편과 함께 뉴욕의 6억8천만원짜리 빌딩과 뉴저지의 11억원짜리 주택 등을 절반씩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신고됐다. 보험가입액 5천5백여만원도 포함됐다.

2위는 김재희(金載熙)경찰종합학교장 부인으로 9억7천6백만원, 3위는 윤웅섭(尹雄燮)경찰청 치안감 부인으로 9억1천8백만원, 4위는 신건안기부제2차장 부인으로 8억1천8백만원이 신고됐다.

조 사회복지수석도 부인 명의로 7억8백만원을 신고했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도 일산 단독주택 2채와 97년식 다이너스티승용차, 예금 1천1백만원 등 총 3억8백만원을 신고했다.

○…일부 공직자들은 유명화가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다고 공개했고 부인이 보석이나 귀금속을 갖고 있다고 밝힌 사례도 눈에 띄었다.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장관은 부인이 갖고 있는 다이아몬드 1캐럿과 사파이어 진주반지 등을 신고했다. 나종일안기부1차장은 부인이 순금 1백3g을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또 신안기부2차장은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화백의 동양화 1점을 신고했고 노진영목포대총장은 서양화 3점을 신고했다.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와 의원겸직 장관 등 3월 재산변동내용이 공개된 10명을 합한 18명의 국무위원 중에는 이정무(李廷武)건설교통부장관이 50억4천2백만원으로 최고 재산가였으며 이해찬(李海瓚)교육부장관이 1억9천5백만원으로 최하위였다.

국무위원 18명의 평균 재산은 16억9천2백만원이었다. 특히 경제부처9개장관의 평균재산이 20억8천6백만원으로 비경제부처 장관 평균 12억9천8백만원의 두배 가까이 돼 이재에 밝은 면을 보여줬다.

○…23일 공개된 고위 공직자 재산내용 중에는 김영삼(金泳三)정부의 퇴직자 69명을 비롯해 재공개자 재등록자 등도 포함됐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1급 이상 재산공개 대상 공직자는 퇴직을 하더라도 재산 변동상황을 신고 및 공개토록 돼있다.

이 때문에 권오기(權五琦)전통일부총리 등 69명의 퇴임공직자 재산이 공개됐으며 김영삼전대통령도 일부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지난달 30일 재산변동내용을 신고했다.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는 93년 24억5천만원의 재산을 처음 등록한 뒤 매년 실시하는 재산변동 신고를 무성의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총리서리는 94, 96년의 변동신고 때 ‘변동사항 없음’이라고 기록했으며 95, 98년에는 본인과 부인 장남이 각각 새로 구입한 ‘자동차 변경’사항만 신고했다.

유일한 변동사항은 대선 출마를 준비했던 97년으로 장남의 은행예금 6천2백만원을 생활비로 충당하기 위해 인출했다고 신고한 부분.

따라서 김총리서리의 재산은 산술적으로는 5년 전보다 6천2백만원이 줄어든 23억8천만원이 된다. 의원직을 갖고 현 정부에 입각한 9명 중 재산변동 사항이 없다고 신고한 사람은 김총리서리 뿐이다.

〈송상근·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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