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 차이점]재력가 YS때보다 훨씬 많아

  • 입력 1998년 4월 24일 06시 58분


23일 새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 결과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장관과 수석비서관들이 김영삼(金泳三)정부 고위공직자들보다 훨씬 재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각의 경우 새 정부 국무위원 18명의 재산평균은 16억9천2백만원으로 김영삼정부 초대내각의 각료 22명의 재산평균 10억1천5백만원보다 1.7배 많았다.

김영삼정부 장관의 재산분포는 △10억원 이상 7명 △5억∼10억원 13명 △5억원 이하 2명이었다. 이에 비해 새정부의 경우에는 △10억원 이상 11명 △5억∼10억원 5명 △5억원 이하 1명이었다.

정부조직개편으로 장관은 5명 줄었지만 10억원 이상 재력가는 4명이나 더 늘어난 것이다.

대통령 수석비서관도 마찬가지. 새정부 수석비서관 재산평균은 14억4천6백만원으로 김영삼정부 출범 당시의 5억5천3백만원보다 거의 3배나 됐다.

최고 재력가의 수준도 지난 정부보다 훨씬 높다. 김영삼정부 초대내각의 최고재력가는 변호사 출신인 황산성(黃山城)전환경부장관으로 23억4천2백만원.

이에 비해 새정부의 최고재력가는 이정무(李廷武)건교부장관으로 50억4천2백만원이다. 최고기록에서도 2.2배나 앞서는 셈이다.

안기부 고위간부들의 재력도 만만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기부 고위간부 4명의 재산은 1인 평균 20억6천만원으로 김영삼정부 당시 5억9천만원의 4배에 이른다.

李종찬 안기부장은 상속받은 종로의 우당기념관(31억5천만원)을 포함해 36억원, 경희대교수 출신인 나종일(羅鍾一)1차장은 15억3천만원, 법무차관 출신인 신건(辛建)2차장은 29억4천만원을 신고했다. 또 김대통령 특보를 지낸 이강래(李康來)기획관리실장은 7천7백만원짜리 연립주택을 포함해 1억6천만원을 신고했다.

한편 김영삼정부 출범시 안기부 고위간부 중에는 교수출신인 김덕(金悳)부장이 8억8천만원이었고 김기섭(金己燮)기조실장은 4억9천만원을 등록했었다.

검찰의 경우는 다른 부처와 반대다. 새정부 검찰 고위간부의 재산은 1인 평균 10억1천만원으로 문민정부 출범 때의 21억6천만원보다 절반에도 못미친다. 김영삼정부의 박종철(朴鍾喆)검찰총장이 19억2천만원이었던데 비해 새정부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의 신고재산은 3억9천만원으로 ‘가난한’ 편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시대 부동산값 하락을 반영하듯 김대중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재테크는 유동성(流動性)을 중시한 경향이 뚜렷했다.

장차관급 공직자들의 재산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부동산보다는 예금과 주식 등 현금화가 유리한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김영삼정부 출범 때 공직자들의 주요 재테크 수단이 부동산에 집중됐던데 비하면 경제환경의 변화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그동안 부동산 보유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계속된데다 고금리시대를 맞아 현금만큼 확실하고 안전한 재산관리방법이 없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순훈(裵洵勳)정보통신부장관은 기업인 출신답게 본인과 부인의 주식을 합쳐 모두 16억4천여만원의 금융자산을 신고했다.

이밖에 유동성 재산을 보면 △이규성(李揆成)재경부장관 6억7천만 △조규향(曺圭香)사회복지수석 7억3천만 △나종일안기부1차장 7억6천만 △윤후정(尹厚淨)여성특별위원장 13억1천만 △주양자(朱良子)보건복지부장관 27억7천여만원 등이었다.

금융자산이 많다보니 경제불황에 따른 주가폭락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정무건교부장관은 최근 2년간 주식에서만 3억여원의 손실을 보았다. 한편 임동원(林東源)외교안보수석은 부인과 함께 모두 50개 종목의 주식에 투자하는 솜씨를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종목당 보유주식이 적어 총액은 3천4백만원에 불과했다.

골프 및 스포츠 클럽, 콘도 등의 회원권 역시 고위공직자들의 주요 재산항목. 이규성재경부장관이 엑스포 컨트리 등 3개, 이정무건교부장관이 안성 컨트리클럽 등 3개, 주양자복지부장관이 삼홍 수원 등 2개, 최재욱(崔在旭) 환경부장관이 뉴코리아컨트리 회원권을 갖고 있었다.

한편 김영삼정부 출범시 각광받던 용인군 수지면을 제치고 분당에 아파트와 토지 등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분당신도시 일대가 노른자위 땅으로 급부상했다.

〈윤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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