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한총련·在野보다 실업이 더 두렵다』 새고민

  • 입력 1998년 4월 8일 19시 47분


한국 검찰은 실업문제로 고심한다. ‘운동권’ ‘재야’문제가 사라진 대신 실업자 문제가 사회불안의 요인으로, 공안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3∼4%에 불과했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매달 기록을 경신해왔다. 급기야 3월에는 위험수위로 통하는 8%까지 육박했다.

실업자가 양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조직화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검찰이 불안해하고 있다.

대검찰청 공안부에 따르면 재야단체를 주축으로 ‘실업자동맹’이라는 이름으로 2백여명의 실업자가 이미 조직화 단계에 들어갔다. 인천 성남 등 일부지역에서는 민주노총 주도로 실업자들의 모임이 별도로 구성되고 있다. PC통신에도 심심찮게 ‘실업자여 단결하라’‘실업자 모임’ 등의 대화방이 개설되고 있다.

특히 PC통신에 올라있는 글의 일부에는 한총련 등 일부 급진세력들이 실업자 문제를 반체제운동과 연계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어 검찰은 위험한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검찰을 더욱 난감하게 만드는 것은 실업자들의 동향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사실.

대검 관계자는 실업자들이 직장을 구하기 위해 모였다고 주장하면 결사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나라에서 막을 방법이 마땅찮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이 할 수 있는 일은 실업자 모임에 한총련 등 ‘불순세력’이 가세하는 것을 막거나 평화집회를 하도록 지도하면서 지켜보는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검사들은 “대량실업사태가 북한보다 더 무섭다”는 우스갯소리도 나누고 있다.

〈조원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