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가 바닷길 5㎞를 헤엄쳐 건널 수 있을까.’
경남 통영시 사량면 사량도(蛇梁島)에 멧돼지가 출몰, 농작물을 파헤치고 가축을 죽이는 피해가 잇따르자 이 멧돼지의 ‘출처’를 놓고 주민과 전문가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이 멧돼지들은 섬으로부터 4∼5㎞ 떨어진 육지에서 헤엄쳐 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량면 금평리 최모씨(70)는 “주민들이 배를 타고 가다 바다에서 헤엄치던 멧돼지를 잡은 적이 있다”며 “주로 해질 무렵과 해뜨기 전에 육지에서 이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량면 김충세부면장은 “96년에는 멧돼지 피해를 막기 위해 엽사를 동원, 소탕에 나섰으나 2마리 밖에 잡지 못했다”며 “멧돼지가 마을까지 내려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상도와 하도가 2백여m 거리를 두고 마주한 사량도(면적 26㎢)는 해발 4백m의 높은 산이 있고 숲이 우거져 멧돼지의 서식환경이 좋은 편.
이에 대해 임업연구원 야생동물과 원창만박사는 “멧돼지가 10리 이상의 바다를 헤엄쳐 건너기는 어렵다”며 “섬주민이 기르던 멧돼지가 빠져나와 번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통영〓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