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새풍속도]『社內분위기 띄워야 불황 이긴다』

입력 1998-01-08 20:42수정 2009-09-26 00:3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태평양은 직원들의 생일을 꼬박꼬박 챙겨주는 것이 요즘 사내 분위기를 ‘띄우는’ 데에 한 몫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1월부터 회사로고가 박힌 생일카드를 제공해 여기에 몇몇 직장 동료들이 깨알같은 글씨로 축하 메시지를 적어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주도록 해왔던 것. 매주 월요일 오전 서울 도화동 신원그룹사옥 3층에선 12개 계열사 직원들이 참여하는 예배가 열리지만 한달여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예배가 끝나갈 무렵에 각 계열사 사장이 나와 직원들을 격려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대우건설 12월 사보에 따르면 자신의 고용 상황을 불안하게 여기는 직원은 조사대상 6백2명중 78.7%. 회사측에서는 이런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애사심을 높이려는 크고 작은 시도를 하고 있다. 회사를 살리자고 시행하는 감봉 감원 무급휴직 등이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증폭시킬 경우 거꾸로 근로의욕 감퇴와 생산성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시도들 중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내방송이나 사보의 내용. 삼성전자에 다니는 김성희씨(28·경기 성남)는 “이전의 사내방송은 생활정보를 소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시사적인 내용이 많다”며 “어려움을 극복한 외국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12월 사보에는 컴퓨터 윈도 배경화면에 자사 제품의 그림 파일을 깔아놓거나 화면 보호기에 ‘I Love 쌍용’을 써 넣어 적극적으로 회사를 홍보하자는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또 한해 동안 이러저러한 일로 지친 직원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는 기업도 있다. D사에 다니는 김승희씨(27·서울 불광동)는 지난 연말 사장이 직접 사인한 연하장을 받아들고는 한해 동안의 피곤함이 싹 가셨다. ‘우리 D사 가족 여러분, 지난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는 문구를 보니 자신이 마치 ‘대단한 존재’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면서 애사심이 저절로 생기더라는 것. 하지만 일부 직장인들은 회사측이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불평한다. LG 계열사에 근무하는 김호일씨(29·인천 부평)는 “직장을 그만둬도 대안을 찾을 수가 없으니 근로기본권도 주장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