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한국컴퓨터 임직원 「대중교통 출퇴근」운동

  • 입력 1997년 11월 29일 20시 13분


경제 위기로 국민 모두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가운데 건실한 중견컴퓨터업체 사원 1천여명 전원이 「승용차 안 갖고 다니기」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은행 뱅킹터미널과 현금자동지급기 제조회사인 ㈜한국컴퓨터(서울 마포구 대흥동)는 3일부터 박명식(朴明植·57)사장 이하 8개 계열사 임 직원 모두가 개인 승용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 출퇴근하고 있다. 이 운동은 특히 말단 사원의 자발적 건의를 사장이 흔쾌히 수용, 스스로 뉴그랜저 승용차를 세워 놓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면서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이 회사 사우회는 지난달 재무구조가 건실한 기업조차 잇따라 무너지는 경제 현실속에서 평생직장인 회사를 굳건히 지키는데 힘을 보탤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 끝에 「승용차 안 갖고 다니기」운동을 실천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이 운동은 한네트 한컴기술지원 한컴전자 등 8개 계열사로 확산돼 마포 본사와 신대방동 사옥의 지하주차장을 비롯, 지난 8월 새로 완공한 주차타워 2개동(60대 수용)이 방문객 차량을 제외하고는 늘 비어있다. 아침마다 비좁은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던 「주차전쟁」이 사라졌으며 직원 대부분이 일찍 집을 나서 출근 시간이 30분가량 앞당겨졌다. 회사측은 이 운동에 호응하기 위해 업무용차량을 종전보다 5대 많은 20대로 늘려 사원들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74년 창업한 한컴은 연간 매출 1천5백억원의 중견 컴퓨터업체로 은행뱅킹터미널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으며 88년엔 컴퓨터 업체 최초로 주식을 상장시킨 탄탄한 회사. 사우회 주만식(周滿植·34)회장은 『시행 초기엔 불편을 호소하는 사원도 있었지만 차츰 적응이 되면서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우리의 노력이 나라 경제를 되살리는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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