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주씨 왜 자꾸 말바꾸나…『공범있다』진술번복 의혹

  • 입력 1997년 9월 27일 20시 20분


박나리양 유괴살해사건의 범인 전현주(全賢珠·28)씨는 왜 진술을 자꾸 번복할까. 서울지검에 송치되자마자 『공범이 있다』고 주장해 검찰을 긴장시켰던 전씨는 이후에도 「어설픈」 정황증거를 대면서 말바꾸기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에서 전씨는 『성폭행한 20대 남자 두명이 나리양 유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들 중 한명의 이름까지 거명했다. 그러나 전씨는 『20대 남자가 성폭행한 뒤 사진을 찍고 돈을 요구했는데 돈이 없어 나리양을 유괴했다』고 진술을 다시 번복했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번복이 형량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전씨의 절박한 처지에서 나온 것으로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은 물론 유괴사건 수사부서가 아닌 서울지검의 일부 검사들까지 『공범은 아니더라도 혹시 범행에 이르게 한 제삼의 인물이 있는 것 아니냐』며 단독범행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수사진은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전씨의 단독범행일 것으로 확신하면서도 28일 만료되는 전씨의 1차 구속기간을 연장, 「해명차원」에서라도 추가조사를 하기로 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전씨가 평소 김모씨의 추리소설을 애독했다는 점을 들어 전씨가 김씨의 소설에 등장하는 「성폭행과 성폭행범의 협박에 따른 범죄」 플롯을 흉내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전씨가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여자아이를 단독으로 유괴, 살해했다는 사건 자체가 워낙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기 때문에 전씨의 근거없는 진술이 불필요한 의혹을 낳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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