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백낙환/21세기의 학생운동

  • 입력 1997년 9월 10일 20시 05분


최근 상당수 대학들이 한총련의 운동노선을 비판하고 한총련 탈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도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 각 대학 총학생회에 탈퇴를 종용하고 불응시에는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리는 등 엄하게 대처하고 있다. ▼ 국민의 지지 가장 중요 ▼ 그러나 최근들어 일부에서 한총련 재건 움직임이 있으니 우리는 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는 매사에 주춤거리는 정부의 일관성없는 자세에도 기인하겠지만 우리 대학들의 단호하지 못한 대응태도에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도 불법적 학생운동 근절에 실패한다면 대학은 영원히 정상화될 수 없을 것이며 대학의 선진화는 물론 선진국 진입에도 결정적 걸림돌이 될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의 학생운동같이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나라도 드물다. 멀리는 일제 식민치하에서의 3.1운동, 6.10만세운동, 광주학생운동 등을 들 수 있다. 해방후 정치적 혼란기에도 신탁통치반대운동, 단독 정부수립 반대운동 등 학생운동의 명분은 이어져 왔지만 조국분단에 기인한 좌우 정치대립에 따르는 경향이 짙어지게 되었다. 또 4.19혁명, 6.3운동 그리고 80년대 들어와 민주화 투쟁에 앞장선 학생운동 등 우리 민족사의 큰 흐름을 형성하였던 제반 국민운동에는 언제나 청년 학생들의 선도적 역할이 있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거의 50년 동안 연례 행사같이 되어온 학생소요는 대학사회는 물론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안정과 발전에 저해요소가 되어 왔고 우리나라의 대외 공신력에도 좋지 않게 작용해 왔다. 안타까운 일은 우리나라 선량한 대학생들도 운동권 학생들의 정확한 실체를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일부 운동권의 후예들이 주체사상의 허상에 매달려 절대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을 오도하고 있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앞으로 국민의 지지가 없는 학생운동은 용서될 수 없다는 것이 엄연한 역사적 명제다. 학생운동은 국가와 민족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히 일어나는 마지막 보루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아무런 명분도 없이 불법과 무법을 일삼는 관행과 타성에 의한 학생운동은 그 순수성이 의심될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학생운동의 찬란한 역사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이다. 지금은 학생운동에 대한 발상과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기성세대나 정치권이 옳은 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일들을 찾아서 우리 젊은이들이 해야한다. ▼ 환경-통일문제 관심을 ▼ 그 첫째가 날로 심해지는 환경파괴 현상으로 21세기 하나밖에 없는 지구, 나아가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존속을 불안케 하는 것이다. 이의 중요성을 인식, 자연보호 운동에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둘째,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물질문명에 우리의 정신이 메말라가는 걱정스러운 현상이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제 우리 민족 고유의 착하고 정겨운 인간성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간에도 증오나 미움을 버리고 우리민족 내면에 깊이 잠재되어 있는 사랑과 정을 회복함으로써 통일를 앞당기는 일에 앞장서야 하겠다. 셋째,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예절 교육과 질서지키기 운동에 학생들이 앞장서야 겠다. 이러한 조그마한 실천들이 바탕이 되어 차세대 주인공인 우리의 젊은이들의 가슴 속에 미움과 갈등 대신 사랑과 정이 가득 차 민족통합과 조국통일기반 조성운동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싶다. 백낙환 (인제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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