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할머니 고향방문 스케치]선친묘소 「통곡의 성묘」

  • 입력 1997년 8월 31일 20시 06분


꿈에도 그리던 고향인 경남 마산시 진동면 생가를 방문하고 여동생 이순이(李順伊·61)씨의 합천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훈할머니는 31일 부모의 묘소를 찾아 성묘했다. ○…54년만에 아버지를 찾은 훈할머니는 묘소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지듯 엎드려 『딸이 돌아왔는데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셔서 원통하다』며 대성통곡해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한참동안 아버지 묘소 앞에 앉아 눈물을 흘리던 훈할머니는 동생 순이씨의 권유를 받고서야 분향재배하고 묘소에 난 잡초를 손으로 뜯어낸 뒤 다시 한번 큰절을 올리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성묘한 아버지 이성호(李成鎬·57년 사망)씨 묘소와 나란히 있는 묘소는 이씨의 본처인 민두영(閔斗泳·57년 사망)씨의 것이며 훈할머니의 생모인 장점이(張点伊·72년 사망)씨는 사후 화장한 것으로 안다고 친척들이 설명. ○…성묘를 마친 훈할머니는 오전 11시40분경 『다시 이곳을 찾겠다』는 인사말을 한 뒤 환송나온 마을주민들과 헤어져 승합차로 경산으로 출발하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보는 등 못내 아쉬운 표정. 훈할머니는 올케 조선애(曺善愛·61)씨가 살고 있는 경북 경산시 동부동 계양아파트에 들렀다가 이날 오후 대구공항을 통해 귀경. 〈합천〓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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