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협력업체의 절반 가량이 자금난으로 7월분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으며 할인이 안된 기아자동차 어음은 2천8백억원에 달하는 등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 기아의 어음장이 원활히 조달되지 않아 협력업체에 대한 물품대 어음지급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기아자동차 협력업체의 모임인 기아협력회는 11일 자체 조사결과를 근거로 『2백56개 1차 협력업체중 1백개 업체가 7월분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2, 3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임금 미지급업체가 50%에 이르러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고 밝혔다.
또 협력업체들은 지난달 22일과 29일 받기로 한 물품대 어음을 지난 6일에야 받았으며 지난 7일 받기로 한 물품대 어음지급도 지금으로서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에 알루미늄 원자재를 납품해온 덕흥금속이 지난주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이 회사와 거래하는 기아 협력업체들뿐 아니라 다른 엔진부품업체들도 자재를 못구해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 회사는 드물게도 최근까지 기아 협력업체들과 어음거래를 해오다 부도를 맞은 것으로 알려져 원자재업체들의 현금결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원자재를 공장까지 싣고 왔다가 현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싣고 돌아가는 업체도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기아협력회는 조업중단이 우려되는 업체 명단을 작성하고 있으며 복수납품업체의 조업 중단으로 당장 타격을 받게될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여력이 없는 상태다.
또 이번 주에 1차 협력업체 중 몇개사의 부도가 예상되고 3백억원 규모의 협력업체 자체 발행어음과 1천5백억원 상당의 기아 발행어음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어서 협력업체들뿐 아니라 기아자동차도 조업에 차질을 빚는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