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 참사]두번 살아난 「불사조」 이용호씨

  • 입력 1997년 8월 8일 19시 46분


KAL기 추락사고 생존자 29명중 한명은 두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불사조」다. 미국 뉴헤이븐대 MBA 과정을 마치고 국내 컨설팅 회사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李龍浩(이용호·32)씨가 화제의 주인공. 5년여전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웨스턴대 경영학과(마케팅 전공)재학시절 이씨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씨가 탄 차는 구겨진 휴지처럼 완전 박살났지만 가벼운 부상만 당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씨가 기적에 가까운 생존을 두번이나 할 수 있었던 것은 강인한 정신력 때문. 이씨는 KAL기 추락사고 직후 잠깐 기절을 하긴 했지만 곧바로 깨어나 침착하게 주변을 살폈다. 칠흑같이 어두운 상황에서 피투성이가 된 탑승자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그자신도 눈이 감기면서 정신이 희미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순간 이씨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정신없이 받아 먹었다. 정신이 약간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경험을 되살리며 『살 수 있다』고 수백번 되뇌면서 의지를 잃지 않았다. 1시간여만에 구조의 손길이 다가왔다. 이씨는 8일 새벽 생존자중 1차로 고국에 돌아와 국립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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