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801편 여객기 추락사고로 희생된 가족을 찾기 위해 7일 새벽 현지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8일 어느정도 차분함을 되찾고 시신찾기에 몰두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 조사와 함께 사망자 사체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美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원활하고 신속한 시신확인 작업을 위해 유가족들에게 희생자의 신체특징과 소지품을 적어낼 것을 요청한 가운데 본국으로부터 신상자료 우편물 10여통이 쇄도. 미처 사진 등을 준비하지 못한 가족들이 본국에 긴급 연락해 8일 새벽 항공편으로 전달받은 우편물에는 희생자 사진과 병원에서 찍은 치아 엑스레이, 진료카드 등이 동봉돼 있어 어떻게든 시신을 찾으려는 유가족의 심정을 대변.
또 일부 유가족은 희생자 사진을 보도진에게 보여주며 시신을 찾아줄 것을 눈물로 호소, 마치 「이산가족 찾기」가 괌에서 재연된 듯한 모습. ○…유가족들은 이날부터 14개 그룹으로 나뉘어 그룹마다 검시관이 배치됐으며 NTSB도 전문가 10명을 동원, 유가족을 한명씩 불러 본격적인 시신 신원확인을 위한 인터뷰를 시작. 이들은 유가족에게 『희생자가 수술 흔적이 있는지, 동공 색깔이 무엇인지 등의 정보도 단서가 될 수 있는만큼 평소에 잘 모르던 신체상의 특징을 생각해내라』고 당부.
○…NTSB측은 또 전날 추락사고 현장을 직접 보지 못한 채 사고지점 주변을 버스로 돌아보는데 그쳤던 유가족들이 강한 불만을 표시하자 이날 오전 10시께 유족대표 5명에게 현장방문을 허용.NTSB는 또 9일 오후에는 이들이 여객기 추락지점에서 3백∼4백m 떨어진 곳에서 참사현장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
○…한편 유가족들은 국내 사고와는 달리 미국정부에 의한 시신발굴 작업이 자꾸 중단되자 『자기네 국민이 사고를 당해도 이처럼 대처하겠느냐』며 반발. 한 유가족은 『삼풍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밤낮없이 구조작업을 벌였는데 미국정부는 날씨가 더워 시신 부패속도가 빠른데도 날이 어둡다거나 사고원인을 분석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발굴작업을 늦추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