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박달고가 교각 균열사고 사후수습 『지지부진』

  • 입력 1997년 8월 1일 20시 21분


지난달 23일 경기 안양시 박달우회고가도로 교각균열사건이 발생한지 10일째인데도 안양시와 경찰은 △사고원인 규명 △안전점검 △교통소통대책 등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시공사인 삼풍건설㈜과 설계 감리회사인 ㈜금호엔지니어링 관계자 및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은 균열된 교각이 시와 현장감리단의 묵인하에 무리하게 설계 변경되는 등 설계 시공 감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 삼풍건설이 공무원 등에게 돈을 건넨 혐의도 잡았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의 열쇠를 쥔 삼풍건설 경리직원을 붙잡지 못하는가 하면 비자금 내용이 담긴 경리장부도 확보하지 못해 공무원 뇌물수수 등 사건원인 규명에 관한 수사는 답보상태에 있다. 안양시의 대처자세도 안이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시는 사고 당시 임시보강공사 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다 사고 발생 4시간만인 오후 8시경에야 보강공사를 시작해 교통대란을 자초했다. 안양시는 또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난 지난달 26일에야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했으나 교각건설 당시의 건설과장 박모씨를 대책반에 포함해 빈축을 샀다. 동안구청장 등 일부 고위공무원들은 사고 당일 관할구역이 아니라며 정시에 퇴근하는 등 무사안일한 모습을 보였다. 또 안양시의 안전점검 노력을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지난달 30일에야 대한토목학회에 정밀검사를 의뢰, 이달말경에나 진단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시와 경찰은 교통소통대책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고 교각보수공사는 빨라야 이달 중순경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4백80억원을 퍼부은 고가도로 교각이 개통 20일만에 균열돼 무너질 위기에 있어도 관청의 대응은 이처럼 느슨하다. 교통정체가 심한 경수산업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해결될 길이 없어보인다. 〈안양〓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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